망설여질 땐 일단 움직이자
법무행정학과 졸업생 심해숙
간절하고 열렬한 마음 위기의 또 다른 이름, 기회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성실하게 살았다. 아파트 관리 업무의 경리로 시작해 관리팀
장을 거치며 나의 청춘을 보냈다. 성실함은 신뢰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생각했
었고, 회사도 그런 나의 성실함과 업무처리능력을 인정해주는 눈치였다. 그 덕에 아파
트 고급단지의 소장으로 지원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의 성실함을 보
상받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발령이 나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봤고 조금 충격에 휩싸였
다. 회사임원이 나를 추천하고서 질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는 학위와 관련한
문제가 있었다. 나에겐 4년제 대학교 졸업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날의 기억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 되어 되돌아왔다. 회사의 과장은 명지대
학교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셨다. 그에 힘입어 마침 명지대학교 1차 수시모집 기간이었
고 나는 재빨리 원서접수를 마쳤다. 면접일정 안내 문자를 받았을 땐 가슴이 벅찼다.
그 이후로 입학도 졸업도 참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먼
세상 이야기를 접했을 때처럼. 고민하느라 기회를 잡지 못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
기도 한다. 그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무섭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현재의 회사에 면접을 봤다. 다행히도 회사에서는 내가 명지대학
교 법무행정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높게 봐준 것 같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 그 모습이 회사 입사에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입사 이후 팀장에서
지금은 센터장(관리소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생각, 나를 성장시키는 요인
진학하기 전, 법이나 정책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무관
심했다. 그러나 명지대학교 법무행정학과에 진학한 이후 나의 생각은 180도 변하기 시
작했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법과 정책에 무관심한 태도로 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
한 일인지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의 내가 일삼았던 무관심한 태도는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며, 옳지 않
은 것을 마주 보고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태도가 진정한 시민의 태도라는 것
을 교수님과 학우들을 통해 배웠다. 사고의 확장, 이것이야말로 내가 명지대학교에서
얻은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오지 않았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사람들마다 이토록 다양하고 깊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과거의 나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적었고, 언론에서 보
도하는 대로 흡수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주관이라는 게 생겼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세월호 사건과 최
순실 국정농단사건 및 탄핵사건을 겪었고, 아이러니 하게도 국가의 아픔 속에서 값진
배움을 얻었다. 수업시간에 얻는 새로운 지식보다도 학우들과 교수님들의 다양한 의
견들을 평소에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날들. 그런 날들이야말로 나에겐 가장 값진 수
업이었다. 그 중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게 나를 이끌어준 이용선 교수님에 대한
애틋함은 정말 크다. 항상 감사하다.
망설여진다면 먼저 움직이자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는 불가능한 일도 아니
었다. 업무와 학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같다.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일
은 전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모든 것이 전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을 하면서 부족한 점은 학업에서 배운 것들로 채웠고, 학업에서 어려웠던 점들은
일을 하며 얻은 경험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긍정적인 시너지효
과가 생겼다. 그런 효과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피부로 직접 느낄 때마다 성취감을 느
끼며 행복했다.
그러다보니 4년이 훌쩍 지났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학교의 졸업장도 가지게 됐
고, 원하던 소장직도 맡게 됐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소득은 변화된 자신과 상
냥한 학우들과 교수님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것이 낫다. 망설여진다면 과감히 움직여보자.
돌파구는 어디에나 있다. 다만 나 자신이 현실에 안도해 누워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또한, 시작을 했다면 끝까지 가야한다. 학업에 뜻이 있다면 그 누구든 명
지대학교에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 마지막까지 달려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
